감정을 숨기는 표정
감정을 숨기는 표정

"괜찮아요." 하루에 몇 번이나 이 말을 하는가. 진심으로 괜찮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하는 경우가 더 많다. 왜일까.

괜찮다는 말은 편리하다. 상대방을 걱정시키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하면 정말 괜찮아질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반복하면, 점점 자기 감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진다. 화가 나는 건지, 슬픈 건지, 실망한 건지, 외로운 건지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그냥 "뭔가 안 좋다"는 뭉뚱그린 느낌만 남는다.

일기 쓰는 모습
일기 쓰는 모습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감정을 다루는 첫 번째 단계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감정 명명(affect labeling)'이라고 하는데,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편도체의 활성화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쉽게 말해,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감정의 강도가 줄어든다.

"괜찮아"를 "조금 서운해"로, "속상해"로, "실은 화가 났어"로 바꿔보자. 상대방에게 말하기 어렵다면, 일기장에라도. 혼잣말로라도.

괜찮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진짜 괜찮아지는 시작이다.